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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는 대학이 부렸는데 조선일보는 민주노총 욕하기 바빠
등록 2018.01.0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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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연세대와 고려대 앞에서 청소노동자들의 시위가 있었습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자 학교가 파트타임 노동자를 투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연세대와 고려대 측은 각각 정년퇴직한 노동자 31명과 10명의 자리를 3~4시간 근무하는 파트타임 노동자들로 채운다고 결정했습니다. 홍익대는 더 나아가 이미 고용된 청소노동자 4명을 해고하고 파트타임 노동자를 채용키로 했습니다. 대학들은 ‘비용 절감’이 필요했다고 말했지만, 청소노동자들은 왜 재정악화 문제를 청소노동자들이 짊어져야 하냐고 되물으며 수천억 원 적립금을 쌓아둔 대학이 임금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꼼수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관할 구역에 있는 연세대와 홍익대 청소노동자들과 면담을 하고 문제 여부를 들여다볼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학의 고용 불안 조장, 동아․한국․KBS․채널A 미보도

청소노동자들의 시위 다음날인 3일에는 6개 신문사 중에선 경향신문만이 이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오히려 방송사에선 3일 7개 방송사 가운데 KBS와 채널A를 제외한 5개 방송사가 이번 시위를 저녁종합뉴스에서 다뤘습니다. 신문은 경향신문 보도 이후 4일 조선일보, 6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에서 보도가 나왔습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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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건(1/4,1/6)

1건(1/6)

1건(1/6, 사설)

0건

△ 대학 내 청소노동자 처우 문제 관련 신문 보도량 (1/3~6) ⓒ민주언론시민연합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0건

1건(1/3)

1건(1/3)

1건(1/3)

2건(1/3~4)

0건

1건(1/3)

△ 대학 내 청소노동자 처우 문제 관련 방송 보도량 (1/3~4) ⓒ민주언론시민연합

 

가해자인 대학 지우고 ‘민노총’에 책임 돌린 조선일보

5건의 지면 보도 가운데 가장 문제 보도는 조선일보에서 나왔습니다. 조선일보는 이 상황의 책임을 ‘대학’이 아닌 ‘민노총’에 돌렸습니다. 조선일보 <민노총의 역효과… 대학 청소근로자 일자리 되레 줄었다>(1/4 성유진․최원국 기자 http://bit.ly/2CGmxdr)는 “지난해 7월 민노총 소속 이화여대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본관을 점거했다”라며 “민노총이 최순실 사태로 어수선하고, ‘촛불 총장’으로 불린 김혜숙 총장이 취임한 이대를 압박해 요구를 관철했다는 말이 나왔다”고 기사를 시작합니다. 조선일보가 이처럼 느닷없이 이화여대 청소 노동자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 모든 것이 민주노총 때문이라 주장하기 위해서입니다. 청소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요구는 이전부터 있었지만, 조선일보는 민주노총 소속 이화여대 청소노동자들이 ‘김혜숙 총장이 취임하자 민노총이 이대를 압박’했고, 이 때문에 현재의 대학 청소노동자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모양새를 만든 것입니다. 조선일보는 현재 청소노동자의 일자리가 파트타임으로 바뀐 것은 “민노총의 무리한 요구가 현실 노동시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라며 대학 측의 책임은 전혀 없고, 모든 것이 민주노총의 무리한 요구 때문인 양 부각한 것입니다. <민노총의 역효과… 대학 청소근로자 일자리 되레 줄었다>라는 보도의 제목은 조선일보가 말하고자 하는 억지 프레임을 그야말로 제대로 충실히 담고 있습니다. 

 

조선 대학 청소노동자.jpg

△ 대학가 청소노동자 구조조정 책임을 민주노총에 돌린 조선일보(1/4)

 

조선일보는 해고 상황을 설명하면서 “임금이 상승하며 예전 고용 규모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 민노총은 2010년 이후 거의 매년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와 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엔 법정 최저임금(6470원)보다 1310원 많은 시급 7780원을 관철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노동자들이 시급 외 각종 상여금과 식비를 받는데 파트타임 노동자들은 이를 받지 않는다고도 하며 ‘민주노총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라는 식으로 설명했습니다. 용역업체의 “민노총 주장은 10명이 청소할 수 있는 것을 14명이 청소하자는 비효율적 이야기” “노조원 수가 줄면 파업이나 협상할 때 위력이 약해지니 더 신경 쓰는 것 같다”와 같은 이야기를 인용하며 노동자들이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처럼 설명했습니다.


조선일보는 6일에도 <대학 파트타임 청소․경비직 출근 막아선 민노총>(1/6 성유진․손호영 기자 http://bit.ly/2qytTOq)에서 “기존 청소․경비 근로자 다수가 속한 민노총의 반복된 파업과 무리한 임금 인상 요구 등에 부담을 느낀 대학 측이 정년퇴직으로 빈 자리를 파트타임직으로 대체하는 것이다”라며 민주노총이 대체인력인 파트타임직의 출근 저지 투쟁을 소개했습니다. 조선일보는 “피해는 파트타임 직원들이 보고 있다. 이들 역시 기존 청소․경비 직원들처럼 50~60대 중년 여성이 대부분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민주노총이 “대학이 적립금 수천억원을 쌓아두고도 청소․경비 인력을 줄이고 있다”라는 주장에 대학의 “적립금 대부분은 장학금 용도로 기부받은 것”이란 답변을 보도했습니다. 이어 “정년퇴직 인원을 파트타임으로 바꾼 것이라 기존 근로자분들에게 불이익이 가는 부분은 전혀 없는데도 무조건 거부한다” “등록금 동결 등으로 학교 재정 상황이 어려워져 교직원들 임금도 삭감되고 있는 상황을 노조에서 이해해주길 바랄 뿐”이라며 보도를 마무리했습니다.

 

중앙일보는 ‘고용 불안’만 강조

중앙일보도 <아파트 경비 전원 해고 대학엔 ‘알바 미화원’>(1/6 홍상지․홍지유 기자 http://bit.ly/2AEy3nz)에서 “대학가에서는 전일제 비정규직 노동자를 줄이고 이 자리를 시간제 아르바이트 노동자로 대체하려는 학교와 이에 반발하는 노동자들 간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비정규직 풀타임→아르바이트 인력→자동화 기계 순으로 한 단계씩 내밀리며 노동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불안이 오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중앙일보는 대학의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난이 계속되고 있다’라는 학교 측 주장과 “적립금을 수천억 원씩 쌓아놓은 대학 자본들이 임금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꼼수를 부리고 있다”라는 노동자 측 주장을 양립해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중앙일보에선 실제 대학 적립금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해선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경향신문은 <청소노동자들 자리 ‘알바’로 대체 연세․고려․홍익대 비용절감 꼼수>(1/3 김찬호 기자 http://bit.ly/2qz5W9W)에서 연세대, 고려대, 홍익대에서 일어난 일들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홍익대․연세대․고려대는 지난해 누적 적립금 보유 상위 5개 대학에 이름을 올린 학교들이다”라며 각각 홍익대는7429억, 연세대는 5307억, 고려대는 3586억 원이 적립금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겨레도 <사설/‘7530원 최저임금’, 갈등 부추기는 목소리들>(1/6 http://bit.ly/2D4Jc40)에서 “수천억 원의 누적 적립금을 보유한 대학들이 청소․시설관리직 인건비 추가분 십수억 원 때문에 어렵다는 것에는 누구도 선뜻 동의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신문사 가운데 동아일보와 한국일보는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적립금과 등록금 쌓아두고 고용 줄인 가해자는 대학

그러나 수천억 원의 적립금 이외에도 대학들의 ‘재정 악화’는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SNS를 통해 대학들이 청소노동자들을 감원하고 알바로 대체하는 상황을 설명했는데요. 대학교육연구소는 “연구소 확인 결과, 대다수 언론이 거론한 대학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2015년 대비 2016년 등록금 수입이 고려대는 15억원 증가했고, 학생 수가 줄었다는 연세대는 24억원 증가했다. 홍익대만 2,200만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적립금은 고려대가 131억원, 연세대가 97억원, 홍익대는 무려 257억원이나 증가했다”라며 해당 대학들이 적립금 외에도 등록금 수입 역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대학교육연구소 <사립대 교비 적립금 유가증권 투자손익 현황>(2017/8/10 http://bit.ly/2AFS7pL)에선 대학 적립금을 유가증권에 100억 원 이상 투자한 학교가 26개교라며 “가장 많이 투자한 대학은 이화여대 3,202억 원, 홍익대 2,228억 원, 연세대 1,736억 원으로 적립금을 많이 보유한 상위 3위 대학임” “이들 대학은 2016년 2월말 현재 손실을 보지는 않았으나, 수익률이 각각 0.4%, 1.2%, 1.6%에 불과했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선일보가 인용한 ‘장학금 용도로 기부받은 것’이란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드러내는 지표입니다.


대학들이 청소노동자를 향해 보인 조치의 가해자는 대학인데요. 사회에 공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대학이 적립금과 등록금 수익이 충분히 있으면서 고용 불안을 촉발시켰습니다. 실제 경희대는 매년 반복해온 고용 불안을 종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보였는데요. 


한겨레 <경희대, 청소노동자 고용불안 쓸어낸다>(2015/10/5 전종휘 기자 http://bit.ly/2EkKGqt)에선 경희대가 학교법인 소속 자회사를 만들어 264명의 청소 용역 자회사를 고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자회사는 대학의 시설과 공간을 관리할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공익사업 목적의 ‘소셜 벤처’ 형식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겨레는 “경희대의 이번 실험은 전국 대부분 대학이 청소 용역 업무를 제3의 업체에 외주화한 뒤 업체 소속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조건을 방관하는 현실을 개선해보려는 노력으로 평가된다. 비록 학교법인이 직접 이들 노동자를 고용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학교법인이 100% 출자한 자회사 소속인 만큼 노동 조건 문제가 불거졌을 때 학교법인이 원청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이전부터 지적돼 온 문제입니다. 특히 대학들이 공익기관으로 져야 할 사회적 책임을 지려 하지 않고 외주화를 지속해 열악해져 왔는데요. 이런 문제엔 외면했던 언론이 대학의 입장은 두둔하고, 더 나아가 ‘민주노총’이 문제라며 노동자들을 비난하기 바빴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1월 3일 ~ 6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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