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이야기]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시간
등록 2015.02.2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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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이야기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시간



윤예린 활동가



민언련에 홍보 담당 활동가로 들어온 지도 어느덧 3개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3개월이 3분처럼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지나간 시간이었지요. 30주년 기념식을 앞둔 11월부터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많이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사무처는 현재 김언경 사무처장님, 조영수 협동사무처장님, 노미정 모니터 담당 활동가님, 그리고 신입인 저까지 네 명인데요, 유애리 전 활동가님이 육아휴직 중이신 유민지 활동가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당분간 함께 하시면서 일손이 부족한 사무처에 큰 힘이 되어 주고 계십니다. 김미정 인턴이 2월 둘째 주까지 일하고 학교로 복귀했는데요, ‘사무처의 마스코트’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깜찍하고 귀여운 미정 씨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집니다. 복학하면 바쁘겠지만 자주 놀러 오세요!


민언련 사무실에는 여덟 개의 책상이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두 자리는 비어 있죠. 민언련을 응원해 주시는 회원님들이 더 많이 늘어서, 모니터와 교육 전담 활동가가 각각 한 분씩 더 오셔서 남은 두 자리를 채워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민언련이 계획 중인 다양한 기획 모니터도 하고 활발한 교육 사업도 진행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언론시민단체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민언련 사무처는 늘 바쁩니다. 하루가 다르게 사건이 터지곤 하니까요. 그럴 때마다 촌각을 다투며 논평과 모니터 보고서를 작성하고, 연대단체들과 의견을 나누고 기자회견을 준비하며 즉각 대응에 나섭니다. 최근에도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언론 장악 시도를 규탄하느라 야근을 밥 먹듯이 했답니다.


밥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저녁은 거의 김밥이나 라면, 인스턴트 볶음밥으로 때우기가 일쑤인지라, 사무처 식구들의 건강을 해칠까 염려가 됩니다. 예전에는 민언련 사무실에서 직접 장도 보고 식단도 짜서 돌아가면서 식사를 준비했다고 하는데요, 일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이제는 외식을 하고 있습니다. 일과 건강의 균형을 맞추는 것, 중요하지만 어렵게 느껴지네요.


그러고 보니 사무처 주간 회의에서는 거의 온종일 앉아만 있는 사무처 식구들의 건강을 위해 점심시간 전에 30분씩 걷자는 이야기가 몇 번이나 나왔습니다만, 바쁘게 일을 하다 보면 어느덧 정오를 훌쩍 넘겨버리곤 합니다. 알람을 맞춰놓아야 하는 걸까요, 으음.


얼마 전 저는 ‘저녁이 있는 삶’을 원한다며 패기 있게 사무처 모꼬지에서 말을 꺼냈습니다. 하지만 늘 주말도 없이 일하는 사무처 분들을 보면 다시 목소리가 작아지곤 합니다. 다른 분들은 이렇게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시는데, 저 혼자 투정부리는 것 같아서요.


게다가 야근하지 않으려고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크고 작은 실수를 저지르곤 했습니다. 차근차근 일하는 습관을 들여서 줄여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일’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마어마하네요. 일에 짓눌리지 않고 일상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마음의 여유를 찾아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