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존경스러운 삶” 운운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대놓고 주문한 언론은
등록 2025.05.3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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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5월 29일 오전 6시 전국 3,568개 투표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사전투표 시작을 약 6시간 앞둔 5월 28일 자정 무렵 국회의원회관을 찾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를 기다렸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사전투표를 앞두고 막판 단일화 담판 시도가 불발로 돌아간 건데요. 김문수 후보는 본투표일인 6월 3일까지 단일화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SBS, MBN ‘김문수-이준석’ 보도량 월등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5월 12일부터 5월 27일 오전 9시 30분까지 16일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6개 종합일간지, 2개 경제일간지, 지상파3사, 종편4사, 보도전문채널2사, 뉴스통신3사 등 총 20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키워드 ‘김문수, 이준석, 단일화’로 검색해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 관련 기사를 모니터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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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개 언론사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보도건수(2025/5/12~2025/5/27) ©민주언론시민연합

 

20개 언론사가 16일간 내보낸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기사만 총 2,655건입니다. 20개 언론사 평균 133건을 웃돌며 높은 보도량을 보인 언론사는 7개입니다. YTN이 346건으로 가장 많았고 뉴스1 234건, KBS 193건, 연합뉴스TV 188건, SBS 179건, MBN 155건, 연합뉴스 139건순입니다. 보도전문채널 YTN·연합뉴스TV, 뉴스통신사 뉴스1·연합뉴스가 많은 보도량을 나타낸 것은 실시간 속보기능이 강한 매체로 빠르게 반복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입니다. 반면 보도전문채널이나 뉴스통신사에 비해 반복 전달이 많지 않음에도 KBS, SBS, MBN이 많은 보도량을 나타낸 것은 김문수-이준석 단일화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집중 보도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YTN·연합뉴스TV·채널A, 단순합산 허점 외면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소식을 전하며 각 후보 지지율을 단순합산해 보도한 곳은 경향신문, 조선일보, KBS, MBC, JTBC를 제외한 나머지 15개 언론사입니다. 특히 YTN(8건)과 채널A·연합뉴스TV(각 7건)가 다른 언론에 비해 많은 단순합산 보도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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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개 언론사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지지율 단순합산’ 보도건수(2025/5/12~2025/5/27) ©민주언론시민연합

 

JTBC <메타J/바람대로 ‘누구로 합치든’ 승산?>(5월 20일 연지환 기자)은 단순합산의 허점을 짚었습니다. 먼저 “(5월) 17일 기준으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49.3%, 김문수 후보 36.9%, 이준석 후보 7.9%”로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를 합치면 44.8%”가 되어 “메타J의 오차범위가 ±3%p이기 때문에 오차범위 내로 들어온 것으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 논리엔 구멍”이 있는데 “바로 ‘단순합산’이라는 점”이라면서 김문수 후보나 이준석 후보가 각각 이재명 후보와 양자대결을 했을 때 서로의 지지율을 전부 흡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결국 단일화가 이뤄져도 ‘1 더하기 1은 2’가 안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도 YTN <이재명 주춤·보수 후보 상승…보수 단일화 최대 변수>(5월 23일 이동우 기자)는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이준석 두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합산하면 46%로 이재명 후보 45%에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 “전화면접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합이 이재명 후보를 앞서는 것은 이번 조사가 처음”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단순합산의 허점을 짚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표본오차 한계 이내임에도 여론조사 결과를 단정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선거여론조사 보도준칙을 어긴 것입니다. 선거여론조사 보도준칙 제16조는 후보자·정당의 지지율이나 선호도가 오차범위 안에 있을 경우 서열화하지 않고 ‘경합’, ‘접전’ 등으로 표현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채널A <아는기자/단일화 시도 계속?>(5월 26일 이세진 기자)도 “김문수 후보 입장에서 단일화는 득”이라며 “김문수 이준석 후보 지지율 합치면 이재명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들어간다는 게 대표적 근거”라면서도 역시나 단순합산의 허점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연합뉴스TV <대선 주자들, 지지층 결집 호소…신경전도 고조>(5월 24일)도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단순합산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 근소하게 앞서는 결과도 나왔다”며 단순합산 허점을 외면하고 오차범위 내 우열까지 표기했습니다.

 

YTN, 채널A, 연합뉴스TV를 포함한 15개 언론사는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단순합산이 이재명 후보를 넘어선다는 보도를 여러 차례 하면서도 단순합산의 허점을 짚지 않았습니다. 유권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은 것입니다.

 

국민의힘 당권거래 비판 없이 ‘계파갈등’만 비판

이동훈 개혁신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5월 21일 페이스북에 “친윤계 인사들이 전화해 ‘당권을 줄 테니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하자’ ‘들어와서 당을 먹어라’라는 식의 말을 한다”며 국민의힘 친윤계의 단일화 전제 당권거래 제안을 폭로했습니다. 이동훈 공보단장은 5월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 친윤석열계에서 김문수 후보로의 단일화를 전제로 당권을 제안한 전화를 여러 차례 했다며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동훈 공보단장이 폭로한 당권거래설이 사실이라면, 공직선거법 위반이자 민의를 왜곡하려는 불순한 시도에 해당합니다. 공직선거법 제232조(후보자에 대한 매수 및 이해유도죄) 제1항은 “후보자가 되지 않게 하거나, 후보자를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재산상의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제공하거나 그런 약속을 한 사람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뉴스1 <이정현 “이준석에 ‘당권’은 낚싯밥 안돼…장관으로 참여해야”>(5월 24일 박태훈 선임기자)는 “그만큼 절실하기에 일각에서 나온 친윤의 ‘당권 거래설’에 대해 (이정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멍청한 작전’이라며 (평가한 뒤) ‘당권 정도 가지고는 절대로 낚싯밥이 되지 않는다’며 그보다 더 큰 것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공직선거법 위반이자 민의왜곡에 해당하는 ‘당권거래’를 “절실하기에 일각에서 나온 친윤의 ‘당권 거래설’”이라고 평가한 것만으로도 부적절한데요. 뉴스1은 “당권 정도 가지고는 절대로 낚싯밥이 되지 않는다”며 “그보다 더 큰 것을 제시해야 한다”는 이정현 선대위원장의 문제 발언을 아무런 비판 없이 전했습니다. 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 발언은 명백히 공직선거법 제232조 1항 위반입니다.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5월 22일)도 마찬가지입니다. 홍석준 전 국민의힘 의원이 단일화 전제 당권거래설 관련 “이준석 후보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이런저런 인연으로 이야기했을 것”이라고 말하자, 권순표 진행자가 “그런 취지의 대화는 오갔을 수 있다, 이렇게 정리하면 되겠나”며 비판 없이 정리한 뒤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친한계 비판을 덧붙였을 뿐입니다. 조선일보 <사설/대선 열흘 앞두고 계파 갈등 벌이는 국민의힘>(5월 23일)과 중앙일보 <사설/단일화한다며 잡음만 쏟아내는 국민의힘>(5월 23일)은 각각 “국민의힘은 외연 확장이 아니라 내부 갈등에 빠져들고 있다”, “단일화 문제를 놓고 불거진 ‘당권 거래설’로 내홍에 휩싸였다”며 공직선거법 위반과 민의왜곡 문제는 짚지 않고 당내 계파갈등만 비판했습니다.

 

대놓고 단일화 촉구 나선 ‘조중동’

대놓고 김문수-이준석 단일화를 촉구한 칼럼도 적지 않습니다. 동아일보 <이기홍 칼럼/김문수, 다 버려야 잃어버린 보수 되찾는다>(5월 22일 이기홍 대기자)는 “김문수는 범부(凡夫)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존경스러운 삶의 기록”을 갖고 있는데 “상식을 가진 국민 누구에게나 훤히 보이는 활로를 외면하다 참패한다면 대선 출마는 그의 인생경력에 큰 오점을 남길 것”이라며 사실상 단일화를 촉구했습니다. 이어 김문수 후보가 “독재에 저항하고 고문에 굴하지 않았던 그 용기와 결단력, 희생정신으로 돌아가”, “이준석과의 단일화도 김 후보가 양보해야 한다면 기꺼이 그러겠다는 진심을 갖고 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조선일보 <정우상 칼럼/‘진짜 김문수’라면 알고 있을 마지막 퍼즐 해법>(5월 27일 정우상 논설위원)은 김문수 후보를 향해 “이준석을 직접 만나 당신이 사퇴하라는 뻔한 단일화 요구가 아닌 미래의 길을 보여줄 연대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73년 동안 보여준 헌신과 결단의 자세로 마지막 퍼즐을 풀면 된다”, “‘진짜 김문수’라면 이미 답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역시 단일화를 촉구했습니다. 중앙일보 <이하경 칼럼/윤석열 부부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 길>(5월 26일 이하경 대기자)도 “TV토론에서 겸손한 표정으로 사과하는 ‘착한 김문수’에게 마음이 간다는 사람”이 많고 “정책 디테일에 강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거침없는 언변도 화제”이며 “단일화라는 승부수”도 남아 있으니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는 역전 드라마의 가능성”도 있다며 노골적으로 단일화를 촉구했습니다.

 

반면 경향신문 <사설/‘당권 거래’까지 나온 보수 후보 단일화, 정치 희화화 말라>(5월 22일)는 “윤석열의 비상계엄·탄핵과 부정선거론을 정반대로 보는 두 후보의 단일화는 정치공학적 야합일 뿐”이며 국민의힘의 단일화 추진 중 불거진 ‘당권거래’가 사실이라면 “당원 주권과 정당 민주주의 근간을 파괴하는 것임은 물론 심각한 선거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더불어 “국민의힘은 더 이상 대선과 정치를 막장극 수준으로 희화화하지 말라”고 일갈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5월 12일부터 5월 27일 오전 9시 30분까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 6개 종합일간지,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2개 경제일간지, KBS, MBC, SBS 등 지상파3사, JTBC, TV조선, 채널A, MBN 등 종편4사, YTN, 연합뉴스TV 등 보도전문채널2사,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등 뉴스통신3사 등 총 20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키워드 ‘김문수, 이준석, 단일화’로 검색해 추출된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관련 기사 전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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