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CBS 사태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2.10.1)
등록 2013.08.0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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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재단 이사회 왜 이러나
 

 


장장 9개월간의 파업과 노조전원의 단식농성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던 CBS 사태가 다시 재현된다고 생각하니 본회는 악몽을 꾸는 것 같다. CBS 재단이사회(이사장 표용은)가 어제(9/30) 이사회를 통해 권호경 사장 연임을 밀어붙이려 한 것은 대화와 타협이라고는 모르는 오만한 종교 권력의 횡포라는 비난의 소리가 일고 있다. 이로써 장장 9개월간의 파업을 벌이면서 파국을 막으려했던 CBS 노조의 눈물겨운 노력도, 겨우 이뤄낸 노조와 재단이사회의 6·26 합의도 이제 헌신짝이 되어 버린 셈이다.
노조는 그 동안 수없이 양보해왔다. 6·26 합의 당시 이사회 대표 4인과 직원대표 3인으로 구성키로 한 사장청빙위원회 직원대표 수도 줄이고 명칭도 사장추천위원회로 하자는 안을 먼저 제안하였으며 경영자문위원회도 이사회 내부가 아닌 사장 산하에 두기로 하였다. 또 교단 파송이사의 수를 그대로 유지하고 노사협의회 추천을 거친 전문인 이사 3인만 두기로 하는 등 양보에 양보를 거듭하였다는 점을 본회는 잘 알고 있다.


CBS 재단 이사회는 도대체 왜 이러나. 노조의 입장을 충분히 안다고 하면서 어떻게 권호경 사장을 3연임 시킨다고 할 수 있는가. 게다가 어찌 재단 이사회가 노조와 대화를 안 하겠다고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재단 이사회와 노조가 거듭 만나고 대화하여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재단 이사회는 6·26 합의를 번복하여 전임 노조 집행부 7명을 9월 17일 법정에 세우는 등 후안무치한 대응을 지속하고 있으니 어찌 이 사태가 해결 될 수 있겠는가.


도대체 이런 파국을 야기하면서까지 CBS 재단 이사회가 권호경 사장을 연임시키려는 진짜 의도는 뭔가. 항간에 권 전 사장을 다시 앉힌 뒤 표용은 재단 이사장이 임기 만료 뒤 종신이사를 하며 CBS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도는 데 그게 사실인가.
본회는 물론 수많은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지난 CBS 장기파업사태 당시 사태가 무리없이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랬었다. CBS 재단 이사회와 권호경 사장은 이런 시민들의 바램을 외면하려는가. 우리는 지금이라도 CBS 재단 이사회와 표용은 이사장, 권호경 사장이 이성을 되찻고 종교적 양심과 민주시민의 상식에 따라 이 사태를 해결해주기 바란다.

 


2002년 10월 1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