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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자 주요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4.11)
등록 2013.09.2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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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서남표 찬양’했던 <조선> … “서남표 개혁 좌초될라” 걱정
 
 
 
 
<조선> 이 와중에 “서남표 개혁 좌초될라” 걱정
 
 
 
■ ‘서남표 찬양’했던 <조선> … “서남표 개혁 좌초될라” 걱정
<동아> “외국 명문대도 자살 학생 많아” 서 총장 감싸기
<중앙> “서남표식 개혁 재검토 해야”
<한겨레><경향> ‘경쟁 위주’ 교육 시스템 지속적 문제 제기
 
지난 1월부터 불과 세 달여 사이에 4명의 카이스트 학생들이 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사회의 최고 인재들이 모이는 카이스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잇따른 자살의 원인으로 ‘무한경쟁’ 시스템이 꼽히고 있다. 2006년 취임한 서남표 총장은 ‘개혁’의 이름으로 성적에 따른 차등적 등록금제, 낙제 과목 재수강, 100% 영어 강의 등을 추진했다. 학생들은 성적이 나쁘면 ‘등록금 폭탄’을 맞아야 하는 상황에서 창의적인 학습 보다는 학점을 따기 위한 공부를 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영어 수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 따른 스트레스도 극심했다고 한다.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경쟁으로만 내몰리는 분위기에서 “아무도 행복하지 않았다”는 외침이 나오기도 했다.
 
사회 곳곳에서 ‘서남표식 경쟁 시스템’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남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특히 서 총장에 대해 거의 ‘찬양’ 수준의 기사를 써왔던 조선일보의 보도 태도는 단연 두드러진다. 조선일보는 서 총장이 취임한 2006년 <카이스트 확 바꾸는 서남표 총장>을 시작으로 서 총장을 칭송하는 기사를 써왔다. 2010년 서 총장이 연임이 확정되자 조선일보는 <‘세계 톱10’을 향해…1만명의 연구실엔 해가 지지 않는다>, <‘공부할 맛 나는’ 인프라> 등의 기사들을 통해 서 총장의 ‘업적’을 띄웠다.
이랬던 조선일보는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고, 그 원인으로 서 총장의 무한경쟁 시스템이 꼽히자 소극적인 보도로 일관했다. 조선일보는 카이스트 학생의 두 번째 자살(3월20일)과 세 번째 자살(3월29일)이 발생한 직후까지 아무런 보도를 하지 않았다.
조선일보가 처음 입을 뗀 것은 카이스트 측에서 ‘베르테르’ 효과를 막기 위해 재학생을 대상으로 심리 검사를 하겠다고 발표한 3월 31일 이후였다. 조선일보는 4월 1일 <잇단 자살 카이스트 “베르테르 효과 막아라” 모든 학생 심리검사 검토>라는 기사를 싣고, 카이스트의 대책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7일 카이스트 학생의 네 번째 희생이 이어진 후에야 조선일보는 잇따른 자살의 원인과 관련한 기사를 실었는데, 서 총장의 개혁이 좌초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8일 조선일보는 <“성적 미달자 수업료 부과 폐지”…서남표 개혁 좌초하나>를 통해 “카이스트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이 일반대학과 다른 독특한 교육환경 때문”이라는 주장을 전하면서, ‘외부와 고립’된 환경을 부각시켰다. 또 “카이스트에서 학생 자살은 오래된 고민”이라면서, “2000년 이후 작년까지 10년 동안 14명이 자살”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징벌적 등록금제’로 학생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면서도, 일부에서는 “국민 세금으로 성적이 나쁜 학생들까지 전원 무상 교육을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서남표식 대학개혁이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면서, 서 총장의 ‘개혁’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9일에는 <카이스트 개혁, 따뜻한 마음과 어루만지는 손길 보태져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는데, ‘서남표식 개혁’을 떠받치는 세 기둥 중 한 기둥이 “학생 자살에 휩쓸려 뽑혀 나가게” 됐다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사설은 서남표식 개혁 덕분에 세계대학평가에서 카이스트 순위가 2006년 189위에서 2009년 69위로 쑥쑥 올라갔으며, “무기력한 국내 대학가에 경쟁의 불을 댕기는 계기”가 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누구도 그 목표(카이스트를 세계 최고대학으로 만들겠다)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개혁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더 마음을 써야 했었다는 아쉬움이 든다”고 썼다. 학생들을 무한경쟁으로 내몬 비뚤어진 ‘개혁’을 끝까지 정당했다고 강변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자’는 주장을 편 것이다.
 
▲조선일보 사설(9일)
 
<이번엔 교수가…카이스트 또 비극>(조선, 1면)
<최우수 교수마저…안타까운 ‘베르테르 효과’>(조선, 3면)
<차등 등록금 폐지 이어 “영어 강의도 NO”>(조선, 3면)
<공짜로 1년 다니는 ‘5학년’ 과거엔 800명>(조선, 3면)
 
10일 카이스트의 교수까지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11일 조선일보는 4건의 관련 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역시 ‘서남표 식 개혁’의 부작용을 분석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3면 <공짜로 1년 다니는 ‘5학년’ 과거엔 800명>이라는 기사에서 “국민 세금으로 카이스트 학생들의 수업료 전액을 지원하는 방식이 타당한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면서, “30여년전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이공계 대학원생 지원책이 공부를 게을리하는 일부 카이스트 학부 학생들까지 연명시키는 데 쓰이는 것은 불합리할 뿐 아니라 학생들의 경쟁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이공계 교수의 주장을 전했다.
기사는 5~6년 전 로버트러플린 전 총장이 추진했었던 수업료 면제제도 폐지를 서남표 총장이 계승했다면서, “‘차등적 수업료제’는 러플린식 개혁의 과도기적 형태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업료 부담이 없어 한 학년을 더 다니는 ‘5학년’ 학생들이 800명에 달했는데, 차등적 수업료제 실시 이후 대폭 줄었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이 반드시 차등적 수업료제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면서, “자살한 학생 네 명 중에서 두 명의 평점은 3.0 이상”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도 차등적 수업료제가 자살사태를 불러온 근본원인인 것처럼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일보 사설(9일)
 
동아일보도 9일 사설을 통해 서 총장에 대한 감싸기에 나섰다. <KAIST 학생 자살과 ‘경쟁 탓’ 여론몰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동아일보는 “학생들의 학업을 면려한 서 총장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 나온다며 “학생들의 자살 원인을 서 총장의 ‘경쟁 중심 개혁’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합리적 분석이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카이스트에서 2000년 이후 16명의 학생이 자살했다, 8건은 서 총장의 개혁조치 전이었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또 “미국 영국 등 외국의 명문대에서도 자살하는 학생은 적지 않다”며 “그런데도 유독 KAIST 학생들의 자살이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되는 것은 ‘과학영재 집단’이라는 이 대학의 특수성이 작용하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학점 나쁜 학생들에게만 등록금을 내게 하는 제도는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최고의 인재를 육성하려는 대학 개혁의 기조가 바뀌어서는 안된다”, “자살 원인에 대한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분석에 근거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1일에는 카이스트 교수의 자살 소식과 함께 서 총장의 거취를 놓고 학내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만 내놨다.
 
<세계적인 교수까지…KAIST 또 자살>(동아, 1면)
<엎친데 덮친격으로 교수 자살…‘서남표 거취공방’ 학내외 확산>(동아, 3면)
 
동아일보는 3면 <엎친데 덮친격으로 교수 자살…‘서남표 거취공방’ 학내외 확산>을 통해 “KAIST가 개교 이래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서남표 총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면서, “교내 일부 교수와 학생들이 서 총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가운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학생들의 잇단 자살과 서 총장의 진퇴는 별개 문제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면서, “서 총장의 개혁 정책에 대한 교내의 지지도 반대 못지 않다”고 전했다.
‘서 총장식 개혁’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보도하며 경쟁위주의 교육 제도 수정을 요구해온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은 11일에도 5건의 관련 기사를 실었다.
 
<그들은 외쳤다 “꿈꾸고 싶다”고>(경향, 1면)
<KAIST 교수 자살>(경향, 2면)
<“서남표식 독선…죽음 부르는 무한경쟁 그쳐라”>(경향, 3면)
<전면 영어수업에 “숨 막힌다”>(경향, 3면)
<‘총장 메일’에 숨겨진 대학의 구조적 모순>(경향, 10면)
 
경향신문은 1면 <그들은 외쳤다 “꿈꾸고 싶다”고>에서 8일 열린 “서남표 총장과 학생들의 대화가 ‘불통’이라는 평가로 귀결”됐다면서, “이 때문에 학교 분위기는 더욱 차갑게 얼어붙어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학생들이 “서남표 총장이 현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면서, “학생들이 지나친 경쟁구도에 내몰리면서 힘들어 하고 있는데도 총장은 여전히 ‘정신적인 자세’ 운운하고 있다”는 한 학생의 비판을 덧붙였다. 이어 3면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목소리를 전했다.
 
▲경향신문 3면 기사
 
3면 <“서남표식 독선…죽음 부르는 무한경쟁 그쳐라”>에서는 “카이스트 내에서는 물론 시민사회와 학계에서도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카이스트의 문제가 개별 대학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교육의 고질적 병폐인 경쟁주의, 성과주의에서 비롯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와 국회도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면 <전면 영어수업에 “숨 막힌다”>는 “카이스트 측이 최근 이어지고 있는 학생들의 자살 사태에 대한 대책으로 ‘징벌적 등록금제도’의 폐지”를 들고 나왔지만, 학생들은 “가중한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들을 손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중 핵심이 “국어를 제외한 모든 과목의 ‘전면영어수업’”이라고 설명했다. 기사는 전면영어수업의 문제점으로 강의에 대한 낮은 이해도와 ‘질 낮은 수업’을 꼽으며, 이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전했다. 또 서로 다른 교육과정을 거친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카이스트 ‘연구비’ 조사받던 교수 자살>(한겨레, 1면)
<“일어도 영어로 배워…‘장짤’땐 낙오자” 숨쉴틈 없었다>(한겨레, 3면)
<“내 아들도 진단서 끊고 휴학중…우리도 무서워”>(한겨레, 3면)
<학생들 추모 촛불집회>(한겨레, 3면)
<서총장 사퇴뜻 없어>(한겨레, 3면)
 
한겨레신문은 3면 <“내 아들도 진단서 끊고 휴학중…우리도 무서워”>에서는 “학부모들도 서남표 총장이 주도한 ‘무한경쟁 시스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한 과목이라도 시험을 망쳤을 경우 시험 기간에 병원 진단서를 받아 휴학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3년 내내 원서로만 공부해온 영재고 출신들마저 상대평가 시스템 속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런 사실은 교수들도 다 알고 있을 것”이라는 한 학부모의 지적을 전했다.
 
앞서 9일 ‘서남표식 개혁 재검토’를 주장한 중앙일보는 11일에는 카이스트 교수 자살 소식과 취재일기를 실었다.
 
< KAIST, 이번엔 교수가 자살>(중앙, 2면)
<[취재일기]“KAIST 흔들리면 세금 낭비”…총장․교수․학생 모두 귀 열어야>(중앙, 2면)
 
중앙일보는 2면 취재일기를 통해 “서 총장이 혁신을 통해 KAIST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한다면서, “문제는 학생들의 불만을 서 총장이 무시하거나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들은 서 총장의 일방통행식 학교 운영에 반감”을 갖고 있다면서, “서 총장은 이런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생들의 자세가 옳다고 할 수도 없다”면서, 학생들이 간담회 중간에 ‘총장이 소통 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자리를 박차고 나온 점을 들었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