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0월 25-2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8.10.27)
등록 2013.09.24 15:28
조회 404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10월 25-2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3사, 유 장관 ‘욕설파문’도 여야공방으로 다뤄

.................................................................................................................................................

 


1. 방송3사, 유인촌 장관 ‘욕설 파문’도 공방으로 다뤄
 

지난 24일 국회 문광위 국감에서 유인촌 장관이 기자들을 향해 ‘사진을 찍지 말라’며 욕설과 삿대질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방송3사는 유 장관 ‘욕설 파문’도 여댱과 야당의 정치공방으로 접근하는데 그쳤다. 특히, MBC는 유 장관의 욕설이 이종걸 의원의 이른바 ‘졸개 발언’ 발언 때문에 나왔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으며, 이 의원의 발언과 유 장관의 욕설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KBS는 유 장관의 사과 기자회견을 보도하며 ‘갑자기 플래시카 터져 놀라서 욕을 했다’는 변명성 발언을 실어주기도 했다.

MBC는 24일 <‘대책회의’ 공방>(박민주 기자)에서 유 장관의 욕설을 짧게 전했다. 보도는 국감장에서 여야의 정쟁과 공방이 오갔고 “여야의 충돌을 지켜보며 대기하던 유인촌 장관도 몰려든 취재진에게 욕설이 섞인 거친 말을 서슴지 않았다”며 욕설과 함께 ‘찍지마’를 외치는 유 장관의 모습을 짧게 비춘 뒤, “문방위는 마지막 날까지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속에 국정감사를 마감했다”고 전했다.
25일 <국감장 막말 파문>(박민주 기자)에서는 “사건의 발단은 야당의원의 거친 표현이었다”며 “장관, 차관, 낙하산 대기자들은 이명박의 휘하들입니다.. ‘졸개’들입니다”라는 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발언과 이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위원장은 서둘러 정회를 선포하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위로차 접근했다. 이때 카메라 플래시가 곳곳에서 터지자 유 장관의 감정이 순간적으로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보도는 “야당은 국민을 모독한 행동이라며 일제히 유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종걸 의원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이처럼 말싸움 때문에 정회가 빚어지는 일이 많았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아주 따갑다”고 양비론으로 접근했다.
26일 <사과..사퇴 요구>(박성준 기자)에서는 “지난 금요일,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장 차관 들은 대통령의 졸개’라는 표현에 격분해, 엉뚱하게 사진 기자들에게 막말을 퍼부으며 분풀이를 했다”며 “민주당 등 야권은 사과 받고 넘길 일이 아니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곤혹스러워하면서도 파문의 발단은 민주당이 제공했다고 반격”, “당내 일각에선 경질론이 나오고 있다”고 각 당의 주장을 나열했다. 보도는 “이번 사태는 공직자의 언행이 얼마나 조심스러워야 하는 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고 마무리했다.

KBS는 25일과 26일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25일 <유감...사퇴촉구>(송창언 기자)는 “어제 문화체육관광부 국정 감사장, 국정원의 정치 개입 논란이 일면서 야당의원의 비하 발언이 나온다”며 이종걸 의원의 발언과 유인촌 장관의 욕설 장면을 비췄다. 보도는 “유 장관의 욕설에 대해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들은 국회와 언론,국민을 모독했다며 유 장관의 사퇴를 일제히 촉구”했고, “한나라당은 유 장관의 발언이 유감이라고 밝히면서 비하 발언을 한 야당 의원의 사과도 촉구”했다며 각 정당의 입장을 나열했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는 욕설은 격한 감정을 장관 스스로에게 드러낸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 등 인터넷에는 유 장관을 비난하는 항의성 글들이 쏟아졌다”고 상황을 전하는데 그쳤다.
26일 <‘부적절 언행’ 사과>(임세흠 기자)는 유 장관이 “모욕감에 화가 난 상태에서 참지 못했고, 우발적으로 부적절한 언행을 보였다”며 “안 그랬으면 괜찮았을 텐데, 갑자기 플래시가 터지는 바람에 깜짝 놀라서”라는 장관의 변명성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보도는 “사퇴 주장에 대해서는 물러나야 할 일이 있거나 때가 되면, 그럴 것이라고 해 선을 그었다”며 “야당은 거듭 사퇴를 촉구”, “자유선진당은 감정을 추스리지 못한 사람이 국정을 책임질 수 없다고 했고, 민주노동당은 유 장관이 저질 드라마를 선보였다고 비난”했다고 각 정당의 입장을 나열했다. 이어 “비판은 여당에서도 나왔다”며 “한나라당은 그러나 장·차관을 모독해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 이종걸 의원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SBS는 26일 한 건을 보도했는데, 유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야당과 이종걸 의원의 사과를 주장하는 한나라당의 입장을 나열했다.
<사과..사퇴요구>(김호선 기자)는 “그제 국정감사장에서 사진기자를 향해 욕설에 가까운 막말을 해서 물의를 일으켰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틀만에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려깊지 못한 언행이었다며 머리를 숙였다”며 “당시, ‘사기극’, ‘졸개’ 등 야당 의원 발언에 모욕감을 느껴 우발적으로 나온 언행이었다면서,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회 사진기자단은 성명을 통해 유 장관의 사과와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했고, 민주당과 민노당, 선진당 등 야권은 일제히 사과만으로는 안된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명박 졸개’ 발언을 한 야당 의원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맞불을 놨다”며 “문제가 된 언행에 대한 비난 여론이 워낙 높아 유 장관의 사과가 파문을 단번에 가라앉힐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2. 방송3사, 정부 경제정책 ‘무비판적 전달’에 그쳐

26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한승수 부총리,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전광우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한 긴급 경제상황점검회의가 열렸다. 정부는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며 내수 중심의 경기 활성화를 위한 고강도 추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방송3사는 26일 정부의 경제상황점검회의 결과를 단순보도하는데 그쳤다. 정부가 내놓는 대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 경제사령탑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정치권의 ‘정쟁’으로 접근하는데 그쳤다.

KBS는 26일 <내일 긴급 금통위 개최>(심인보 기자)에서 “꽉 막힌 돈줄을 뚫기 위해 정부가 긴급대책 마련에 나섰다”며 “내일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와 25조 원에 이르는 은행채 매입, 지급 준비율 하향 조정 등 유동성 경색을 풀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은의 대책이 나오게 되면 이런 극심한 신용경색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증권업계 관계자 인터뷰를 싣고, “정부의 위기대책 강도에 따라 금융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고 보도하는데 그쳤다.
<종합대책 조속마련>(이석호 기자)에서는 청와대의 경제상황점검회의 소식을 보도했다. 보도는 “중소기업과 가계의 이자부담을 덜기 위해 시장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각종 규제와 제도를 개선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이 대통령은 내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면서 재정지출과 감세를 골자로 한 내년도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내수 살리기 총력>(박현진 기자)은 “기업 투자와 소비 위축 등 실물 경기로의 전이가 불가피한 상황. 정부가 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수를 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정부의 규제완화 및 재정지출 확대 방안을 설명했다. 이어 “수출 둔화 속에 가뜩이나 안좋은 국내 경기가 더 침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내수 진작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정부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인터뷰를 싣고, “정부는 또 적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무역수지를 개선하기 위해, 철강과 석유 등 원자재 수입을 줄이거나 도입 시기를 늦춰 수출입 균형을 맞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국 난항 예고>(홍성철 기자)는 ‘은행채무지급 보증 동의안’의 국회심의를 앞두고 각 정당의 입장을 나열했다. 보도는 “대통령이 내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위기 대처가 미흡했다고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과 “민주노동당도 강만수 경제팀 경질과 대통령의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같은 요구를 정치공세라고 일축하며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다”며 “국정감사는 끝났지만 여야가 정국주도권을 놓고 강대강 대결구도로 치달을 수도 있는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며 ‘정쟁’으로 접근했다.
그나마 <‘외형경쟁’ 위기 자초>(김준호 기자)에서 KBS는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의 문제점을 짚었다. 보도는 “지난 2003년엔 은행들의 총예금보다 총대출이 더 적었지만, 지난해엔 오히려 대출이 예금보다 30% 더 많았다”, “대출의 내용도 문제입니다. 대기업의 대출 수요가 줄면서 은행들은 비교적 영업이 쉬운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해 왔다”, “대출은 장기, 자금 조달은 단기라는 만기의 불일치도 문제”며 “단기 차입에 의존한 규모 경쟁에서 비롯된 취약한 구조가 미국발 금융위기와 맞물리면서 은행권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MBC는 26일 정부대책을 두 꼭지 보도했다.
<내일 금리 내릴 듯>(이진희 기자)은 27일 금리인하를 논의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며 “금융통화위원회가 한 달도 채 안돼 다시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낸건 국내 증시가 1000선 아래로 급락하고 환율도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여기에 실물 경기 침체의 징조도 점차 뚜렸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와 한국은행이 막힌 돈의 흐름을 뚫어주고, 시중에 충분한 자금을 공급해 주는 실질적인 대책을 들고 나오면서 불안한 금융시장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경기부양 총력>(박재훈 기자)은 내수부양을 지시한 대통령의 발언을 전한 뒤, “중산층의 소비를 늘리기 위해 감세 정책을 중단 없이 추진하고 국채를 발행하는 일이 있더라도 정부의 재정 지출을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주가 폭락사태에 대해 박병원 경제수석은 ‘기업 실적 악화나 금융권 부도 상황도 아닌데 이렇게 주가가 떨어지는 건 비정상적’이라고 진단”했다고 단순전달했다. 또 “이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선 5년만에 내일 국회 ‘예산안 제출 시정연설’에 나서 재정 지출 확대와 감세 정책 추진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할 계획”이라고 일정을 예고했다.
한편, 25일 <“한국경제 튼튼”>(윤용철 기자)은 “한국이 또다시 IMF 구제 금융 체제로 들어갈지 모른다는 우려가 증폭되면서, 어제 주가 폭락의 큰 원인이 됐다”, “그러나 IMF측은 오늘 이 제도는 구제금융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며 한국 같은 특정 국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고 전했다. 이어 “IMF측은 한국 경제 상황이 1997년과는 현저히 다르다고 설명했다”며 “정책이나 감독체계가 강화됐고, 경제 자유화도 이뤄져 제2의 IMF 위기설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SBS는 26일 정부정책과 관련해 두 꼭지를 보도했는데, 역시 정부정책을 단순전달하는데 치중했으며, 일부 보도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경제사령탑 교체 목소리는 ‘은행채무지급 보증 동의안’ 처리와 맞물린 정치권의 정쟁으로 접근했다.
<긴급 금통위..금리안하 확실시>(강선우 기자)는 “내일 회의에서는 급박한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현재의 5%에서 4.75%로 인하할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내리면 기업과 가계의 이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한국은행의 은행채 매입 방안도 논의”된다며 “이렇게되면 은행채와 CD금리가 하락하고, 덩달아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내려갈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번주내 종합대책>(김우식 기자)은 “정부는 오늘 회의에서 재정지출과 감세를 통한 실물경제 활성화, 은행 외화차입에 대한 정부 지급보증안의 조속한 국회처리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며 “또 금리인하와 에너지 절감 등을 통한 경상수지 개선, 외국인 투자유치 대책 등을 담은 시장안정 종합대책을 빠르면 이번주 안에 내놓기로 했다”고 정부 방침을 전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내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서도 국내외 경제 상황을 소상히 설명하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인 협력, 국민적인 단합, 그리고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할 계획”이라고 단순전달했다.
<“조속처리”..“사과먼저”>(허태열 기자)는 ‘은행채무지급 보증 동의안’의 국회심의에 대해 앵커멘트부터 “여야의 힘겨루기도 본격화”되고 있다고 접근했다. 보도는 “한나라당은 내일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본격 심의에 나서는 등 보증 동의안 처리를 최대한 서두를 방침”, “그러나 민주당은 보증안 처리에 협조하겠다면서도 위기대처 미흡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와 경제팀 경질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노동당도 민주당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선진당은 경제가 정쟁의 대상이 돼선 안된다며 대통령 사과 요구에 부정적”이라고 각 당의 목소리를 나열했다. <끝>



2008년 10월 27일

(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