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공영방송 KBS, 아동 성상품화 ‘언더피프틴’ 해외우회 편성시도 규탄한다
등록 2025.08.1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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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KBS가 상업적 이익에 눈이 멀어 국민 신뢰를 저버린 사건이 또 일어났다. KBS 자회사 KBS재팬이 아동·청소년 성상품화 논란으로 지탄을 받은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UNDER15)의 일본 편성을 추진하다 취소한 것이다. 민영방송이자 종합편성채널인 MBN에서조차 퇴출당한 프로그램을 공영방송 KBS가 방영 시도에 나선 자체부터 충격적이다. KBS는 시청자의 소중한 수신료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만 15세 이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은 과도한 경쟁과 선정성으로 아동 성상품화 논란을 일으켰다. 전국 129개 여성·언론·청소년·교육·문화·인권·노동 등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제 정당의 비판 속에 MBN은 3월 31일로 예정된 ‘언더피프틴’ 편성을 취소했지만,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는 프로그램 폐지 요구 등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결국 제작사가 플랫폼과 지역을 바꿔서라도 다시 방영을 시도할 것이란 우려는 현실이 됐다. KBS가 프로그램명을 ‘스타이즈본(Star is born)’으로 변경하고 자회사 KBS재팬을 통해 일본에 방영하려 한 것이다.

 

여론이 악화되자 KBS는 부랴부랴 편성을 중단했다. 그러나 KBS재팬이 ‘독립 편성권을 가진 별도 법인’이라는 해명은 무책임한 변명에 불과하다. KBS재팬은 KBS미디어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KBS미디어는 KBS가 86.18%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공영방송 KBS라는 위상과 정체성은 공유하면서 책임은 교묘히 떠넘기려는 꼼수를 국민이 모를 것이라 생각하는가. 더구나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 시청자들에게 어린 소녀들을 성상품화한 영상을 방영하려 시도한 사실은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한 행태이자 역사적 범죄다.

 

아동·청소년 인권 보호에 앞장서야 할 공적 책임을 가진 언론이 ‘언더피프틴’ 방영을 옹호하는 태도 역시 그냥 넘길 수 없다. 일간스포츠 <‘언더피프틴’=아동 성 상품화? 과도한 낙인찍기 멈춰야>는 제작단계부터 노골적으로 드러난 아동의 성상품화 문제를 ‘극히 일부’라 축소하고, 문제방송 편성취소라는 ‘정상적 절차’를 ‘사전 검열’이라 주장했다. ‘사후 수정’이 아닌 ‘사전 차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아동의 인권보장 요구를 ‘낙인찍기’로 폄훼했다. 일간스포츠는 ‘기회의 박탈’을 논하기 전에 성인지 감수성과 아동 인권에 대한 자신의 무지부터 성찰하라. 아동·청소년을 성적 대상화하는 콘텐츠는 명백한 인권 침해이며,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대응에 나서야 할 사안이다.

 

언제까지 ‘언더피프틴’ 방영 재추진에 전 국민이 가슴 졸여야 하는가. 크레아스튜디오는 제작된 모든 영상을 완전 폐기하고, 콘텐츠 유통을 중단하라. 서혜진 대표는 무슨 명분으로 ‘언더피프틴’ 방영을 고집하는가. 공영방송 KBS는 해외편성 시도에 대한 전면 사과와 함께 미성년자를 보호할 수 있게 제작·편성 규정을 강화하라. 아동·청소년의 존엄은 이윤추구의 수단도 타협의 대상도 아님을 언론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25년 8월 1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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