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에 대한 갈증, KBS가 해소했다
등록 2018.11.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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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8년 10월 ‘이달의 좋은 보도’ 시사 프로그램 부문에 KBS <저널리즘 토크쇼J>를 선정했다. 아래는 2018년 10월 이달의 좋은 시사 프로그램 선정 사유이다.

 

2018년 10월 ‘이달의 좋은 시사 프로그램’ 심사 개요

선정작

<저널리즘 토크쇼J>

매체 : KBS 보도 일자 : 9/30~10/28

선정위원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엄재희(민언련 활동가/신문),

이광호(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이봉우(민언련 모니터팀장/온라인, 시사프로그램),

임동준(민언련 활동가/방송보도), 정수영(성균관대학교 연구교수)(가나다 순)

심사 대상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KBS‧MBC‧SBS‧JTBC‧TV조선‧채널A‧MBN의 탐사 보도‧시사 프로그램

 

선정 사유 <저널리즘 토크쇼J>는 쉽고 재미있게 ‘저널리즘’의 문제를 짚어보는 미디어 비평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방송은 각종 매체의 왜곡보도와 오보를 ‘팩트체크’하고, 언론 보도 이면에 숨겨진 현실을 고발했다. 시민단체, 각 분야 전공 교수, 이슈 당사자 등 다양한 출연진으로 전문성, 객관성도 갖추었다. 특히 자사에 대한 통렬한 비판 및 조선일보와의 정면 대결은 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여기에 유튜브 생중계와 본방을 유효적절하게 잘 가공한 영상 제공으로 온라인 영역의 인기도 높아졌다. 타 매체에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 ‘미디어 비평’을 신설하여, 질 좋은 콘텐츠로 대중성까지 확보한 <저널리즘 토크쇼J>는 공영방송의 존재가치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에 민언련은 10월 ‘이달의 좋은 시사 프로그램’으로 KBS <저널리즘 토크쇼J>를 선정했다.

 

신문과 방송, 온라인 등 매체들이 서로를 비평하는 프로그램과 기사를 제공하는 것은 팩트체크 활성화, 상호간 견제를 통한 건전한 미디어 환경 조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국민의 미디어 교육 측면에서도 큰 가치가 있다. 과거 KBS <미디어포커스>와 MBC <미디어비평> 등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도 같은 맥락에서 의미가 컸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이후 방송에서 매체 간 상호 비평 프로그램들의 맥이 끊겼다. 


KBS 정상화 이후 신설된 <저널리즘 토크쇼J>는 끊어진 맥을 다시 이은 방송이다. 그러면서도 형식은 기존의 뉴스 형태에서 탈피했다. 진행자 정세진 아나운서와 정준희, 최욱 씨가 고정 출연하면서, 매주 기자, 교수, 시민단체, 특정 이슈의 당사자가 출연해 ‘토크쇼’ 형태로 저널리즘의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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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레기‧가짜뉴스’ 퇴치 프로젝트를 내건 KBS <저널리즘 토크쇼J>

 

다양하고 깊이 있는 출연진, ‘미디어 비평’에 제격
주로 정치‧사회적 현안을 언론 보도 기준으로 비평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시청자에게는 어렵거나 지루할 수밖에 없는 지점들이 있다. 방송사들의 옴부즈맨 프로그램이 사실상 유명무실한 이유도 바로 그런 한계 때문이다. KBS <저널리즘 토크쇼J>가 지금처럼 대중성을 확보한 원동력은 비단 ‘토크쇼’라는 형식상의 변화만은 아니다. 사실 시사 이슈를 토크쇼 형식으로 푸는 방식은 모든 방송사의 시사 프로그램이 이미 오래전부터 차용한 ‘쉬운 포맷’이며, 종편 출범 이후에는 종편 3사(TV조선‧채널A‧MBN)가 막말‧왜곡을 쏟아내는 공간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KBS가 차별화를 둔 것은 대략 두 가지이다. 첫째, 같은 토크쇼라도 타 방송사보다 패널 구성이 양질에서 더 탄탄하다는 점이다. 현재 고정 출연자로 활약하는 3인 중 정준희 교수는 전문적‧학술적 비판을, 방송인 최욱 씨는 시청자 관점에서 쉽고도 본질적인 시각과 질문을, 정세진 아나운서는 주제를 브리핑하고 방송의 전반적 흐름을 관장하고 있다. 


패널은 매주 바뀌는데 정기적으로 출연하는 안톤 숄츠 ARD 기자를 비롯해 시민단체, 각 분야 전공 교수, 이슈의 당사자(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등 그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최근 종편의 단골 패널이자 ‘보수 유튜브’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고성국 평론가가 출연해 시청자들로부터 지탄을 받았으나 그 전까지 출연자들은 신선한 편이었다. 흔히 전문가로 섭외되는 교수의 경우에도 13회 <JTBC는 어떻게 신뢰도 1위가 됐나>(9/30 https://bit.ly/2qCjbn7)에 출연한 송현주 한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16회 <재벌 앞에 침묵하는 언론>(10/21 https://bit.ly/2D9tt5W )에 출연한 최정학 한국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 등 그간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인물들이 독창적이고 청량감 있는 분석을 내놨다. 

 

‘시민의 눈’으로 바라본 저널리즘도 풀어냈다
이런 다양하고 내실 있는 출연자들이 역할 분담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하면서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는 ‘저널리즘’의 문제를 상당히 쉽게 풀어내는 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16회 <재벌 앞에 침묵하는 언론>(10/21)에서 첫 주제로 다룬 ‘편견 부추기는 저유소 화재 보도’를 들 수 있다. 저유소 화재 당시 풍등을 날려 화재의 원인을 제공한 노동자가 하루만에 체포된 바 있다. 이때 대다수 언론은 ‘스리랑카인’을 제목에 명시해 대서특필했고 KBS도 마찬가지였다.


<저널리즘 토크쇼J>는 이를 비판했는데 사실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특별히 문제가 있다고 느끼기는 어려운 부분일 수 있다. 바로 이 점을 최욱 씨가 이끌어냈다. 최욱 씨는 “갸우뚱하다. 누가 사고를 냈는지 궁금하지 않나. 그 사람이 셀럽이 아닌 이상 그 사람 특징을 알려주는 것이 이상한가?” “만약 미국인이었으면 미국 국정이라고 보도됐지 않았을까”라고 물었다.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궁금할 수 있는 점을 질문한 것이다. 


이에 최정학 교수가 “미국인이이나 유럽인이었으면 정확학 국적까지 보도하지는 않았을 것. 소수자 혐오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고 정준희 교수 역시 “소수자인 경우 혐오가 더 강력히 작동한다. 보도가 나오자 곧바로 ‘테러 가능성’을 언급한 보도들도 나왔다. 쓸데없는 정보가 더 많은 편견 만들어낸 것”이라 답했다. 국적이 저유소 화재라는 사건과 관련 없는 불필요한 정보인 점을 전달해 이런 불필요한 정보에는 소수자 혐오가 연관되어 있음을 짚은 것이다. 

 

‘미디어 비평’에도 ‘리포트’가 필요하다
또 하나 <저널리즘 토크쇼J>가 차별화되는 요소는 자사 기자들의 역할이다. 종편을 포함해 시사 프로그램에서 간혹 자사 기자들이 등장하기는 하나 별다른 취재나 리포트 없이 ‘패널 중 한 명’으로 자신의 입장을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KBS는 자사 기자를 충원하면서 언론 보도의 경향, 특정 왜곡보도의 팩트체크 등 취재와 분석이 필요한 ‘리포트’를 맡겼다. 현재 KBS 정연우 기자, 송수진 기자가 매주 나와 ‘보도 비평’에 꼭 필요한 ‘팩트’들을 취재해 전달하고 있는데 시민들이 잘 모르는 ‘보도 이면의 현실’이 잘 반영되어 있다. 


10월 방송 중 대표적 사례는 17회 <선정성에 빠진 국정감사 보도>(10/28 https://bit.ly/2qBqr2O )이다. 여기사 KBS는 국정감사 보도의 문제점을 다루던 중 각 기업에서 국회와 정부를 상대하는 ‘대관팀’의 정체를 파헤쳤다. 


정연우 기자는 저녁 무렵 국회 의원회관에 나타나 “쉴 새 없이 국회의원실을 드나드는” 기업 대관팀을 취재했다. “국회 의원실에서 어렵사리 미리 받은 국감 질의서를 소속 기관에 보내느라 정신 없는” 모습, “심지어 질의서를 그대로 받아 휴대전화로 촬영해 보내는 모습”을 화면으로 보여줬고 “기업 임원들의 국회 출석을 막는 등 로비스트 활동”을 벌이는 사기업 대관팀의 역할을 전했다. 이렇게 국감 기관, 국회의원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대관팀’ 덕분에 대기업 총수들은 책임 져야 할 사안이 있어도 출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이번 국감에서도 재계 총수들은 대부분 나오지 않았다. 이런 실태가 국감 관련 보도의 문제점으로 연결된다는 사실도 KBS는 빼놓지 않았다. 정세진 아나운서는 “기업인 소환 문제 관련 언론 보도를 보면 부정적 보도들이 많다”고 지적했고 정준희 교수는 ‘국감 노이로제’, ‘군기 잡는 국감’ 등 ‘기업인 소환 국감’을 비판하는 보도 사례를 보여주며 “편향이 있다. 총수들에게는 유독 따뜻하다. 총수들은 대관팀을 통해 피할 수라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정연우 기자 역시 “재벌 총수라는 계층은 국민 앞에 세우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국감, 대관팀이 뒤에서 막고 앞에서는 언론이 비호하는 모양새”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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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를 바탕으로 ‘보도 비평’을 선보인 KBS 정연우 기자

 

JTBC보며 반성한 KBS, ‘통렬한 자기 반성’
내용면에서도 충실함이 돋보인다. 13회 <JTBC는 어떻게 신뢰도 1위가 됐나>(9/30 https://bit.ly/2qCjbn7 )는 JTBC가 시청률과 신뢰도에서 수위권을 지키고 있는 원동력을 분석하면서 그간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공영방송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세월호 참사, 박근혜 국정농단을 거치며 철저히 정부 입장에 매몰됐던 자사에 대한 비판에도 상당히 힘을 쏟았다. 국정농단 당시 JTBC가 시민들의 집회를 보도할 때 KBS‧MBC가 ‘도다리 쑥국’을 보도한 사실을 전할 때는 출연자들과 시청자 모두 실소를 머금을 수밖에 없었다. 주목할 부분은 앞으로 KBS가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한 대목이다. 정준희 교수는 “보도와 채널, 탐사보도가 상당히 많은 상황에서 요구는 존재하지만 공급되어 있지 않은 이슈를 찾아내서 누구보다 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온라인 환경에서 상당히 뒤처진 KBS의 상황을 타개해야 할 이유가 단순히 KBS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저널리즘 수준 개선에 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정 교수는 ‘로이터재단의 2018년 디지털뉴스 보고서’를 인용해 “온라인 영역에서 공영방송의 존재감이 크고 이용자가 많을수록 온라인에서 가짜뉴스를 접하는 사람이 적다”고 밝혔다. 이는 KBS‧MBC가 침체된 상황에서 ‘유튜브 가짜뉴스 채널’로 홍역을 앓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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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영역에서의 ‘공영방송 가치’를 역설한 정준희 교수

 

적극적 온라인 소통도 돋보여
이렇듯 KBS <저널리즘 토크쇼J>는 형식의 변화와 내실있는 내용까지 갖춰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갖은 왜곡 보도를 쏟아낸 조선일보와의 정면 대결은 제작진 스스로 <조선일보는 3일 안에 이 영상에 정정보도를 요구합니다>(11/12 https://bit.ly/2A13RVC )라는 영상을 유튜브에 따로 올릴 정도로 프로그램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현재 방송은 평균적으로 3.5%의 시청률을 오가고 있는데 더 주목할 부분은 인터넷 상에서의 인기이다. KBS는 본방송 전부를 매번 유튜브에 공개하는데 1시간이 넘는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5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부분을 따로 편집해 업로드하는 이른바 ‘짤’의 경우 조회수가 10만~20만을 오간다. 구독자 수는 6만 명을 넘어섰다. ‘인기 유튜브 채널’이라 해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 10월 17일부터는 본방을 예고하면서 ‘유튜브 라이브’를 하기 시작했는데 첫방송 조회수 10만을 시작으로 역시 평균적으로 5만회의 조회수를 넘기고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 뒤처진 KBS에 단비와도 같은 방송이다.


다만 민언련 ‘좋은 보도 선정 심사위원회’는 <저널리즘 토크쇼J>가 타사 비평보다 자사 비평에도 더 날을 세워야한다고 조언했다. 결과적으로는 KBS 자사의 보도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시청자들도 장기적으로 <저널리즘 토크쇼J>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더불어 사후약방문 격이 될 수밖에 없는 미디어비평의 한계에서 벗어나 사안에 대한 ‘예방적 비평’을 제시하는 것도 제안했다. 향후 편성에서 방송시간대 변경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KBS <저널리즘 토크쇼J>를 보다 많은 국민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끝>


문의 이봉우 모니터팀장(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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