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 보도’ 경쟁의 시대, KBS <추적 60분>이 돌아왔다
등록 2019.01.2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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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8년 11월 ‘이달의 좋은 보도’ 시사 프로그램 부문에 KBS <추적 60분> ‘은폐 의혹 10년,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죽음’을 선정했다. 아래는 2018년 11월 이달의 좋은 시사 프로그램 선정 사유이다.

 

2018년 11월 ‘이달의 좋은 시사 프로그램’ 심사 개요

선정작

<추적 60분> ‘은폐 의혹 10년,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죽음’

매체 : KBS 보도 일자 : 2018년 11월 16일

선정위원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엄재희(민언련 활동가/신문),

이광호(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이봉우(민언련 모니터팀장/온라인, 시사프로그램),

임동준(민언련 활동가/방송보도), 정수영(성균관대학교 연구교수)(가나다 순)

심사 대상

11월 1일부터 30일까지 KBS‧MBC‧SBS‧JTBC‧TV조선‧채널A‧MBN의 탐사 보도‧시사 프로그램

 

 

선정사유

11월 16일 방송된 KBS <의혹 10,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죽음>은 사회적 약자들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대기업의 횡포인 동시에 무려 10년 간 은폐됐던 부조리를 고발했다. 한국타이어 산업 재해는 삼상 반도체 노동자 백혈병 사태나 다름없다. <추적60분>은 10년 간 많은 노동자들의 목숨을 앗아간 한국타이어 사측의 은폐, 지방 노동청 등 주무기관의 묵인을 구체적으로, 폭넓게 조명했다. 사태의 시작과 현재, 제도적 한계와 사측의 은폐 시도 등 내실 있는 구성을 모두 확보한 점도 두드러진다. 실제 작업장의 실태, 부실한 역학 조사 당시의 모습, 피해 노동자들과 역학 조사 담당자들의 인터뷰 등 현장성과 탄탄한 근거까지 확보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정적인 사료를 KBS가 확보했다고도 할 수 있다. 이에 민언련은 이 방송을 2018년 11월 이달의 좋은 시사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

 

1983년 첫 방송 이후 35년 간 KBS의 대표적인 탐사 보도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던 KBS <추적 60분>이 지난해 9월 대대적인 개편 이후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개편 당시 KBS는 진행자를 최지원PD로 교체하는 동시에 “중요한 이슈가 발생하면 발 빠르게 출동할 수 있는 '기동팀'을 신설해 더욱 빠르게 뛰어들고, 끝까지 악착같이 추적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이슈 선정, 보도의 깊이, 시청률 등 모든 면에서 진일보했다.

 

물론 KBS <추적 60분>은 개편 이전까지도 ‘삼성 공화국’의 실태, ‘사법농단’ 등 주요 이슈를 대부분 다루고 ‘MB 아들 마약 연루 의혹’ 등 반향이 컸던 단독 취재를 선보이기도 했으나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개편 이후 달라진 점은 우리 사회의 소외된 약자들을 더욱 주목하고 시민들이 잘 알지 못했던 은폐된 부조리를 고발한다는 점이다. 탐사 보도 본연의 의무를 살린 이러한 이슈로 개편 이전 2~4%를 오갔던 시청률도 개편 이후 4~6%로 상승했다.

 

달라진 <추적 60분>, ‘한국타이어 산업 재해’ 파헤쳤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11월 16일 방송된 은폐 의혹 10,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죽음을 꼽을 수 있다. 이 방송은 사회적 약자들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대기업의 횡포인 동시에 무려 10년 간 은폐됐던 부조리를 고발한 쾌거였다. 한국타이어 산업 재해는 삼상 반도체 노동자 백혈병 사태나 다름 없다. KBS <추적60분>(11/16)은 10년 간 많은 노동자들의 목숨을 앗아간 한국타이어 사측의 은폐, 지방 노동청 등 주무기관의 묵인을 구체적으로, 폭넓게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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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폐됐던 ‘한국타이어 산재’ 파헤친 KBS <추적 60분>(11/16)

 

10년 간 각종 유해 물질, 발암 물질에 노출된 작업 환경으로 인해 수 십 명이 사망하고 지금도 많은 노동자들이 중증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한국타이어 사태는 간간히 타 매체에서 보도가 됐으나 단발성으로 그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타이어를 상대로 관련 질의가 나왔지만 보도는 그 때뿐이었다.

 

KBS는 국정감사로부터 한 달 정도가 지난 11월, 늦었지만 언론으로서는 처음으로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파고들었다. 희귀한 근육암을 앓고 있는 이진재 씨, 알츠하이머 투병 중인 김수용 씨, 뇌경색으로 반신이 마비된 송의용 씨 등 실제 피해자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산재 피해를 풀어간 KBS는 실제 작업 영상과 함께 매우 위험한 노동 환경을 먼저 짚었다. 타이어를 만드는 노동자들은 1급 발암물질 벤젠, 각종 중증 질환을 유발하는 툴루엔, 크실렌 등이 포함된 유기용제 및 발암물질이 포함된 분진, 타이어 흄(타이어를 찔 때 나오는 증기) 등 유해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다. 사측은 안정 규정을 지키지 않았으며 관련된 지원도 당연히 없었다.

 

제도적 한계까지, 눈을 뗄 수 없었던 <추적 60분>

이후 KBS는 여러 제도적 한계와 그 틈새를 악용하는 한국타이어의 은폐 시도를 시청자가 이해하기 쉽게 전개했다. 한국타이어는 논란이 이어지자 2007년, 2009년 두 차례 역학조사를 실시했으나 담당 기관에 유해물질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조사관들의 노동자 대면을 막았으며 현장 실사 이전에 유해물질을 숨기는 등 정상적인 조사를 무산시켰다. 이는 사측의 잘못 뿐 아니라 제도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역학조사를 맡은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KBS에 “법적으로 불시에 할 수는 없다”고 밝혀 구조적으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 될 수밖에 없다고 인정했다. KBS는 암에 걸린 상태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가 ‘양호’로 기재되는 황당한 현실에도 주목했다. 이 역시 사측이 악용할 수 있는 제도의 한계였다.

 

사측은 유해물질에 노출된 노동자들에게 의무적으로 특수건강검진을 실시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놀랍게도 사측이 병원을 정하고 검진료를 지불하기 때문에 병원은 사측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다. 병원이 사측의 뜻대로 유해물질에 따른 질환 발생 여부를 축소하거나 삭제하게 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검진 결과를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요양급여 신청을 판정할 때 주요 자료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KBS에 나온 사례 노동자들은 산재 인정을 못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KBS는 지방 노동청이 사측의 이러한 축소 시도와 제도적 미비점을 완전히 방관하고 있다는 점까지 지적했다.

 

KBS 탐사 보도의 약진, 언론 지형의 변화 이끌까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쏟아지는 이슈의 홍수 속에서 아무도 보도하지 않았던 한국타이어 산재 실태를 고발하면서 KBS <추적 60분>은 탐사 보도로서의 제 역할을 십분 해냈다. 50분 남짓한 짧은 방송 시간 안에 사태의 시작과 현재, 제도적 한계와 사측의 은폐 시도 등 내실 있는 구성을 모두 확보한 점도 두드러진다.

 

실제 작업장의 실태, 부실한 역학 조사 당시의 모습, 피해 노동자들과 역학 조사 담당자들의 인터뷰 등 현장성과 탄탄한 근거까지 확보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정적인 사료를 KBS가 확보했다고도 할 수 있다. 방송 말미에 진행자 최지원PD는 “끝까지 한국타이어 산업 재해 문제를 지켜보겠다”고 약속했다. KBS가 이 약속을 지킨다면 MBC‧SBS 등 타사에서 강세를 보이던 탐사 보도 프로그램 판도에서 KBS도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 이제야 시민들은 우리 사회의 진보에 기여하는 언론의 ‘진짜 경쟁’을 목도하게 됐다.

 

<끝>

문의 이봉우 모니터팀장(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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